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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공무원(公務員)'이라는 직업에 관하여...



 공무원(公務員)【명사】 국가 또는 지방 자치 단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 국가 공무원과 지방 공무원으로 크게 구별됨.


  요즘 시즌이 시즌이라, 대학가에서는 취업열풍이 대단하다. 경제가 제2의 IMF에 비견될 만큼 어려워서 여러 회사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있는데 직장구하기가 오죽 어려울까.

  나도 그 전쟁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살고 있는지라 그리 평화롭지는 못하지만, 오늘따라 왠지 그냥 '공무원' 이라는 직업에 대해 평소의 생각을 한번 횡설수설 해보고 싶어졌다.


  요즘은 '정보'가 넘쳐나는 정보화 시대이다. 직업에 대한 정보만 해도... 어느 대기업에서는 돈은 많이 주지만 일을 많이 시킨다. 중소기업은 뽀대도 떨어지고 불안정 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기업은 죽어난다. 공무원은 완전 철밥통이라서 한번 들어가면 안짤린다.... 등등 정보가 너무 많아서 더 헷갈린다.

  특히나  요즘에 들어서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급수를 막론하고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데, 쥐꼬리 만큼의 월급을 주는 그런 직업이 뭐가 좋다고 그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무슨 정보를 듣고 이렇게 사람들이 와글와글 몰려드는 것일까?

주위에서 우러러 보는 직업이라서?
어떠한 시국에도 끄떡없는 철밥통이라서?
왠만큼 큰 잘못 안하면 짤릴 염려가 없어서?
주 5일 근무라서?
칼출근 칼퇴근 이라서?

  모르겠다. 그들의 생각을 일일이 물어보지는 못해서.. 그래도 아무래도 '안정성' 이라는 항목이 크게 차지하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들은 이 정도의 장점만을 보고.. 자신의 전공과는 별 상관도 없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응시가능한, 그런 시험에 붙기위해 2년, 3년을 허비 하는 것인가?


  나의 부모님은 공무원이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9급으로 지방 행정직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셨으며 두분 다 30년 이상을 근속 중이시다.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그 시절에는 공무원이 별로 인기가 없는 직업이었다. 맞벌이를 해야만이 겨우 먹고 살수 있었다.

  내가 어릴때 부터 봐온 공무원의 생활은 이랬다.

폭우나 폭설, 태풍, 산불등의 재해가 발생하면 '비상' 이 내려져 때를 불문하고 곧바로 출근.
국경일에 큰 행사가 있으면 바쁨.
선거가 있을때면 더더욱 바쁨.
주말에 가끔씩 일직.
월급은 쥐꼬리.
반정부 시위나 데모 참가 주의.
항상 불법적인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

  특히나 첫번째는 더더욱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태풍이 몰아치고 수해가 나는 긴급상황에서 가족들보다도 나라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그래서 항상 태풍이 칠때면 부모님이 곁에 없었다. 과연 이런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아무나 맡아서 해도 되는 것일까?


  나는 막말로, '개나소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 상황에 대해서 상당히 비관적이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 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짤리고, 편하게 돈을 벌지만을 생각하는, 잔꾀많은 '고학력' 응시자들이 넘쳐나는 이 상황에서는 미래가 없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공무원이 되기 때문에, 일이 한가하다고 싸이월드나 하고 앉아 있는 공무원들이 목격되는 것이며, 몇몇의 그런 사람들이 때문에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한가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 때문에, 학력은 남들보다 떨어지지만, 나라를 위해 '정말'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불합격의 쓴맛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나만의 상상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부모님들이 현장에서 체험하고 들려주신 얘기다. 얼마나 그들이 건성으로 일하고, 불성실 했으면 나보고 공무원이 되서 '성실히, 나라를 위해서' 일해보라고 하실까.

  몇 십년을 거쳐서 축적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 받을 수 있기에, 부모님의 직업을 이어받는 것은, 직업 선택에 있어서는 정말 크나큰 행운 이라고 생각 하는 나도... 죄송하지만, 공무원 만큼은 도저히 할 수 없겠다고 말씀 드렸다. 그분들의 봉사정신 만큼은 따라갈 자신이 없다.

  비단, 이러한 이유 뿐만이 아니라도, 현재의 공무원이라는 직업군은 정말 'Bloody Red Ocean' 이다. 우리 부모님의 시절엔 되기도 쉽고 안정적이어서 어떻게 보면 'Blue Ocean' 이었겠지만... 지금으로써는 정말 최악이다. 대우는 예전 그대로인데 경쟁이 너무 과도하게 치열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상태로 계속 '저질' 공무원들만 늘어간다면, 현재의 안정성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 본다. 아무리 인자한 국가라도 놀면서 돈받아 가려는 자들을 가만 놔둘 것 같은가?

  이 재미없는 글의 결론은 이것이다.
 
"만약 당신이 국가에 대한 희생 정신도 없이 공무원이 되려 한다면, 지금 당장 포기해라. 그것은 국민의 혈세를 오용하는 것이며, 여러방면에서 국가적인 손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