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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

East Coast를 따라서 - 분위기에 취하다. Byron Bay


East Coast를 따라서 - 분위기에 취하다. Byron Bay

아침일찍 서둘려서, 새벽 6시 반 그레이 하운드를 타고.
3시간 20분을 달려서, Byron Bay에 도착했다.
여기는 타즈매니아를 같이 여행했던 '조' 형이 추천해준 곳!!!

부푼 꿈을 안고, 상당히 복잡한 비치 근처의 대로에 내렸지만..
현실을 그렇게 호락호락 한 것이 아니었다.
문제가 무엇인고 하니,

'숙소가 한 군데도 없다는 것!!!'

정말 성수기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근처의 숙소를 모두 알아보았는데도, 없는 것이다 -_-
아니, 그것도 못 믿어서 실제로 몇군데를 들러 봤다.
하지만.. 절망 적이었다.
(전화상으로는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있는곳이 가끔씩 있다.)

'호오라.. 너희들이 요렇게 나오시겠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라!!!

나는 그 길로 렌트카를 빌리러 갔다.

오오오... 시내 한 구석에 쳐박혀 있는 누추한 렌트카 샾..
거기에는 딱 우리를 위한 허름한 차가 마침 한대 남아있었다.
거기다가 환상적인 가격. 하루에 24$ ㅎㅎㅎ..

차 빌리는 데는.. 완전 이곬이 나 있는 터라, 일사천리로 끝내버리고는,
이왕 차를 빌린김에, 조금 교외로도 나가볼까? 하는 욕심이 생겨,
바이런베이 약간 외곽에 있는 'Cristal Castle'로 향했다.


↑ 시내를 벗어나~ 들판으로 달려간다~ 하아~ 향긋한 들내음~

중간에 IGA에 들러서 장도 볼 겸.. 길도 물을겸 -_-
겸사겸사.. 이래저래.. 헤메다가;; 결국엔 도착했다.

"Crystal Castle"


↑ 역시 크리스탈 성이라고 불릴 만큼, 여러가지 종류들의 크리스탈이 가득했다.


↑ 요게.. 자수정 이던가?


↑ 선글라스가.. 너무 익숙해져 버리면, 한번씩 실내에서도 벗지 않고 요러고 다니는 경우가 생긴다;;


↑ Cystal Castle은.. 단지 그냥 크리스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종교적인 향이 짙게 나는 곳이었다.






↑ 이런 불상들도 있고...


↑ 이런 조잡한(?) 용도 있고 -_-; 입에 물고 있는건 크리스탈 원석이다;


↑ 호수에 던져넣은 돈을 감시하는 개구리 -_-

...찾아가는 건, 꽤나 힘들었는데 -_-
한마디로 말하자면, 별로 영양가가 없는 곳이었다.
뭐랄까, 조잡하다 해야하나 ㅡ.ㅡ;
순진한 호주인들이나, 아무것도 모르는 관광객들을.. 낚기 위한..
그냥 그런 촌구석의 관광상품일 뿐이었다.

다시 바이런 베이의 메인 스트릿으로 돌아와서,
정말로 유명한 바이런 베이의 등대로 갔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아랫 동네에서.. 등대까지 올라가는게 무지하게 힘들다는 거다! -_-!

그런데, 우리는!
가 있다는 거다!!! 으하하하하하!!!!!!


↑ 여느 등대와 다를 바가 없는 등대.


↑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서, 바다를 바라보는 등대.
다른 곳이랑 하나도 다를 게 없었다! 다른 등대도 다 이렇지 않은가!!!!! -_-;


↑ 가까이서 보면 더 별것 없어 보인다 ㅡ.ㅡ;


↑ 그러나 요것만은 뭔가 달랐다. 바로 호주의 가장 동쪽 지점인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정동진' 이나 '호미곶' 정도 되겠다.
정동진.. 호미곶.. 의 공통점은...?
그렇다 바로 "일출!" 이다.

바로 여기는 모든 사람들이 입모아서 추천한 최고의 '일출 감상 장소' 였다.


↑ 두둥. 이제 무언가 달라 보이나? -_-a;


↑ 붉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


↑ 뭐가 저리 즐거웠는지 지금은 기억도 안난다ㅋ -_-


↑ 동쪽 끝지점이라서, 호주 대륙 반대편으로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일몰을 보는 것도, 일출을 보는 것도 아니었다.
'조' 형이 추천 해주었던 그것은 바로..

'한밤중의 등대' 였던 것이다!!!








↑ ....안타깝게도 지금 남은 것은 단지 이런 썰렁한 사진 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날 밤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종말이라도 온 것처럼 온 세상이 칠흑으로 변한 가운데,
그 한가운데에서 우뚝 솟아서 긴 빛줄기를 내뿜은 능대.
그리고 그 위로 쏟아 질듯한 별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고, 단지 별과 등대, 그리고 나만이 있었다.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왜 내가 여행을 해야하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
이런 느낌, 이런 기분은..
내가  직접 그 자리, 그 시간에 있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로도, 아무리 훌륭한 시인이라도,
그것의 1% 조차 전달할 수 없는..
그런 것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좋았다! -,.-

등대에서 그렇게 한참 동안 있다가 마을로 내려와서는..
차를 대어 놓고.. 잠을 자려는데..
몸이 찝찝해서 잘 수가 없었다 -_-

그래서.. 결국 주변에 있는 백팩에 살짝 들어가서 샤워만 하고 나오기로 결정! ㅋㅋ
'초만원' 이라고 떡하니 붙여져 있는 백팩으로 살짝 들어가서는.. 샤워실로 직행!
그리고 느긋~ 하게 공짜 샤워를 즐겼다. 후흐흐흣.


↑ 그런데.. 나는 아무래도 욕심이 너무 많은것 같다.
밤새도록 거기서 사진찍고 난리를 쳐 놓고는,
다음날 동 트기가 무섭게 다시 올라 가다니!!!


↑ 하지만 아쉽게도.. 엄청난 양의 구름들이 일출 장면을 가리고 말았다;;;




↑ 아침의 느낌은 밤과는 사뭇 달랐다.
밤의 느낌이 환상적이고 낭만적이라면,
아침의 느낌은 뭔가 차분하고, 상쾌한 느낌이랄까.


↑ 저~ 아래로 끝없이 이어지는 해변. 호주는 참 축복받은 나라다.

지금에 와서 글을 적다보니,
내가 그 날 숙소를 잡았더라면..
그 높은 곳에 있는 등대를..
밤이나, 아침... 어느 한번이라도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이런 경우에는 '신이 도왔다' 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차에서 간단히 식빵으로 밥을 때운 후,
등대에 딸려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서 간단히 세수를 했다.
근데 요게.. 한손으로 계속 잡고 있어야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라 -_-
세수 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거기다, 좁은 화장실에서 윗통도 벗고 그짓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들어오는 청소부 아저씨...-______________-;;;;

끙!


바이런 베이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등대를 또다시 한번 샅샅이 훑고..
차도 반납하고.. 했는데도..
오후 4시 버스를 타기까지에는 아직 시간이 엄청나게 남았다.

그래서.. 나는 비치에서 Body-board를 타기로 결정!

그냥 맛만 보고 싶어서 빌려서 탈려고 했더니,
3시간에 20불이라는 엄청난 가격의 압박! -O-!

그래서 50불짜리 저렴한 바디보드를.. 그냥 사버렸다!
3번만 타면 이득이니! 으흘 -_-


↑ 우하하하 -_- 나에게도 바디보드가 생겼다!

바디보드를 구입하면서 30년간 서핑을 해왔다는 주인 아저씨에게..
이것저것 타는 방법을 물어 봤는데..
그냥 파도를 등지고 보드에 몸을 싣으면 된단다. ㅋㅋ
이게 파도 타는 법을 배우는데 가장 좋은 도구라면서...

-_- 그러나..
생각보다 쉬운게 아니었다.
아무리 맹렬한 파도가 달려와도,
그냥 바다위의 합판처럼 둥실~ 뜨고 마는 것이었다!!! -_-;
흐흘 -_-


↑ 차라리.. 흙장난이나 하고 놀껄.... 하는.. 후회가.. OTL...

안되는 파도타기를 온몸에 용을 써가면서 했더니 -_-
한시간만에 녹초가 되어 쓰러졌다.
문제는 계속 빵쪼가리만 먹었다는 것 -_-
밥이 어찌나 먹고 싶던지...

흠....
 
근데.. 먹고 싶으면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울워쓰에가서 소고기를 사서,

어제 공짜로 샤워를 했던 그 백팩으로 향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던가. 흘.
여전히 '초만원' 인 그 백팩에 가서..아~주~ 자연스럽게 요리를 해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_-!!

백팩은 분위기가 워낙 자유로워서 이렇게 살짝 몰래 이용할 수도 있다! 안걸리기만 한다면.. -_-
(사실 뒤에서 누가 Hi~ 하고 인사 했는데.. 놀래서 "우왁~!" 소리 지를뻔 했다..;)

여튼 운좋게도! 안걸리고! 밥도 자~알 먹고!
그렇게 부른배를 질질 끌고..

Surfer's Paradise로 향했다!